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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의 <Timeline/시간의 연표>는 오랫동안 서울 재개발 지역을 촬영했던 작가의 시선이 부산 재개발 지역으로 옮겨와 작업한 시리즈이다. 서울에 이어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부산 여러 지역을 촬영한 이 작업은 시대의 흐름 속, 개발 지상주의에 의해 사라질 공간. 그 시간 속에 존재했던 사람들의 삶이, 마치 타임라인처럼 시간의 연대표가 되어 켜켜이 누적되어 있다. 재개발 지역의 골목길을 바라보며 앞으로 사라질 공간들을 사진으로라도 남겨야겠다는 작가의 염원이 녹아있는 이 작업은, 비록 누추한 집들과 골목길이지만,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꿈도 키웠을, 누군가의 추억이 우리의 추억과 중첩된다. 모든 것이 변하듯 자연스럽게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지의 모습도 서서히 변하기 마련이지만, 재개발로 인해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삶의 공간을 잃어버리고, 새롭게 들어설 아파트에도 편입되지 못하는, 재개발 지역의 사람들에게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경계를 넘어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박기호 작가는 그 경계와 단절이 가져올 부재를 사진으로 남기고자 스스로 기록자로 자처한다. 그것은 어쩌면 사진가의 숙명일지 모른다. 그 숙명 같은 일을 작가는 4년여 간의 서울작업에 이어 부산으로까지 옮겨와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는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마다 겹겹이 칠해져 두툼해진 지붕만큼 많은 사람들의 삶의 무게가, 벗겨져 나간 벽칠 밑으로 그 전 누군가가 칠했을 또 다른 희망의 색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재개발로 사라질 공간들에서 부산만이 지닌 독특한 컬러마저도 박제해 내놓은 작가의 작업에서 곧 재개발로 파괴 될 그곳에,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았음을, 그리고 아직도 살아있음을, 우리에게 돌아보라한다.

 

따뜻한 봄 날, 서이갤러리 전시에서, 내면에 따스함을 가지고 바라 본 작가의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 순간 여러분의 추억을 그 곳에서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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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약력

 

사진가 박기호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사진학과에서 공부하였으며, 20 여 년 동안 한국에서 커머셜 사진가로 활동하다가 2007년 도미, 같은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하고 있다.

대표 시리즈로 ‘Everything must go’(kayafas, Boston), ‘그 이후’(한미미술관), ‘What we left behind’ (Atelier Maison, 리슐리어, 프랑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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